[물비상] 물! 물로 보면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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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173회 작성일 02-03-19 16:42본문
수년내 물부족 직면.質보다 量을 걱정할 판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생활의 기본중의 기본인 수돗물조차 신뢰성을 의심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질(質)이 아니라 양(量)이다. 수년내 이용가능한 물의 절대량이 부족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질과 양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한국의 물부족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유엔 산하 인구행동연구소(PAI)는 1993년 한국을 '물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PAI는 한국이 물소비량을 적극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2025년께 만성적인 물부족으로 경제발전과 국민복지가 저해받는 '물기근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의 물수급 상황은 한여름 전력수급만큼이나 아슬아슬하다. 올해 예상 물 사용량은 333억톤인데 반해 공급능력은 336억톤으로 여분이 3억톤에 그칠 전망이다.
이 같은 수급불안은 수요측면에서는 소비과다, 공급측면에서는 댐건설 좌초와 환경오염이 상호작용한 결과다. 물 사용량이 1994년 301억톤에서 32억톤 늘어난 반면, 공급량은 같은 기간 12억톤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2006년 이후 물부족 현상 심화 예상
건설교통부는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2006년부터 전반적인 물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가 346억8,000만톤인데 비해 공급은 345억8,000톤에 그쳐 1억톤이 부족하게 된다는 것이다.
2006년 이후의 전망은 더 암담하다. 건교부는 물부족량이 2011년 17억9,000만톤, 2016년 22억3,000만톤, 2020년 25억9,00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은 생활, 공업, 농업, 유지(하천유량유지)용수로 나뉜다. 이들 용도별 비율은 올해 생활용수 22%, 공업용수 11%, 농업용수 45%, 유지용수 22%로 예측된다. 이중 농업용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지속적으로 절대량과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수자원은 지역별 편재성이 강하다. 물부족이 가장 심한 지역은 낙동강 수계다. 건교부는 올해부터 낙동강 수계 지역에 1억6,400톤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끼리 물분쟁을 벌이는 곳도 적지 않다.
경남도와 부산시의 황강 취수계획에는 합천군이 반대하고 있고, 대구시 위천공단 조성에 대해서는 낙동강 수질오염을 이유로 부산시가 반대하고 있다. 경북도의 상주ㆍ용화 온천개발 계획은 충북도의 하천오염 주장에 직면했다.
이밖에도 제천시의 평창강 취수계획에 대해 영월군이 하천유지수량 감소로 환경이 파괴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문제는 대책이다. 정부차원에서는 건교부가 5월중 공청회를 열어 '수자원 장기종합개발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크게 공급능력 확대와 수요조절 2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공급측면에는 댐 연계운영 강화, 대체수자원 개발, 친환경적 중소규모 댐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대체수자원 개발 방안은 지하댐 건설과 강변여과수 활용이다. 지하댐은 하상 밑 지하수맥을 댐으로 막아 이용하는 것이고, 강변여과수는 하천변 모래층을 통과해 자연여과된 물을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방법이다.
수요조절안은 물값 인상과 절수기기 보급, 생활하수를 재처리해 사용하는 중수도 설치, 노후 수도관 교체 등이다.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을 통해 2006년까지 수돗물 생산량의 13.5%인 7억9,000만톤을 절약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수로 개선, 농업용 저수지 자동화 등 농업용수 절감 방안도 추진중이다.
지역이기주의 환경문제 등으로 물 확보에 비상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실시 자체가 쉽지 않고, 실시된다 하더라도 수급균형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규모 댐 뿐 아니라 중소규모 댐은 지자체간 이견과 주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건설이 쉽지 않다. 나아가 수요조절을 위한 물값 인상은 서민물가에 직접적인 부담을 안기게 된다.
물부족에 따른 피해는 각국의 예를 보아도 상상 이상이다. 수계를 공유하는 지자체간 갈등은 물론이고 질병 등 보건상 추가비용, 경제성장 지체, 농업축소에 따른 대외식량의존 심화까지 수반하게 된다.
곡물 1톤 생산에 필요한 물은 1,000톤에 이른다.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부 관련부처나 수자원공사측은 물부족에 따른 사회적 비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수자원 관련자들은 '박정희 정권 이후 수자원 개발ㆍ보존 정책은 사실상 실종상태'라고 지적한다.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 끼어 정부가 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물부족 위기는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1/05/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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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생활의 기본중의 기본인 수돗물조차 신뢰성을 의심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질(質)이 아니라 양(量)이다. 수년내 이용가능한 물의 절대량이 부족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질과 양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한국의 물부족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유엔 산하 인구행동연구소(PAI)는 1993년 한국을 '물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PAI는 한국이 물소비량을 적극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2025년께 만성적인 물부족으로 경제발전과 국민복지가 저해받는 '물기근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의 물수급 상황은 한여름 전력수급만큼이나 아슬아슬하다. 올해 예상 물 사용량은 333억톤인데 반해 공급능력은 336억톤으로 여분이 3억톤에 그칠 전망이다.
이 같은 수급불안은 수요측면에서는 소비과다, 공급측면에서는 댐건설 좌초와 환경오염이 상호작용한 결과다. 물 사용량이 1994년 301억톤에서 32억톤 늘어난 반면, 공급량은 같은 기간 12억톤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2006년 이후 물부족 현상 심화 예상
건설교통부는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2006년부터 전반적인 물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가 346억8,000만톤인데 비해 공급은 345억8,000톤에 그쳐 1억톤이 부족하게 된다는 것이다.
2006년 이후의 전망은 더 암담하다. 건교부는 물부족량이 2011년 17억9,000만톤, 2016년 22억3,000만톤, 2020년 25억9,00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은 생활, 공업, 농업, 유지(하천유량유지)용수로 나뉜다. 이들 용도별 비율은 올해 생활용수 22%, 공업용수 11%, 농업용수 45%, 유지용수 22%로 예측된다. 이중 농업용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지속적으로 절대량과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수자원은 지역별 편재성이 강하다. 물부족이 가장 심한 지역은 낙동강 수계다. 건교부는 올해부터 낙동강 수계 지역에 1억6,400톤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끼리 물분쟁을 벌이는 곳도 적지 않다.
경남도와 부산시의 황강 취수계획에는 합천군이 반대하고 있고, 대구시 위천공단 조성에 대해서는 낙동강 수질오염을 이유로 부산시가 반대하고 있다. 경북도의 상주ㆍ용화 온천개발 계획은 충북도의 하천오염 주장에 직면했다.
이밖에도 제천시의 평창강 취수계획에 대해 영월군이 하천유지수량 감소로 환경이 파괴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문제는 대책이다. 정부차원에서는 건교부가 5월중 공청회를 열어 '수자원 장기종합개발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크게 공급능력 확대와 수요조절 2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공급측면에는 댐 연계운영 강화, 대체수자원 개발, 친환경적 중소규모 댐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대체수자원 개발 방안은 지하댐 건설과 강변여과수 활용이다. 지하댐은 하상 밑 지하수맥을 댐으로 막아 이용하는 것이고, 강변여과수는 하천변 모래층을 통과해 자연여과된 물을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방법이다.
수요조절안은 물값 인상과 절수기기 보급, 생활하수를 재처리해 사용하는 중수도 설치, 노후 수도관 교체 등이다.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을 통해 2006년까지 수돗물 생산량의 13.5%인 7억9,000만톤을 절약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수로 개선, 농업용 저수지 자동화 등 농업용수 절감 방안도 추진중이다.
지역이기주의 환경문제 등으로 물 확보에 비상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실시 자체가 쉽지 않고, 실시된다 하더라도 수급균형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규모 댐 뿐 아니라 중소규모 댐은 지자체간 이견과 주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건설이 쉽지 않다. 나아가 수요조절을 위한 물값 인상은 서민물가에 직접적인 부담을 안기게 된다.
물부족에 따른 피해는 각국의 예를 보아도 상상 이상이다. 수계를 공유하는 지자체간 갈등은 물론이고 질병 등 보건상 추가비용, 경제성장 지체, 농업축소에 따른 대외식량의존 심화까지 수반하게 된다.
곡물 1톤 생산에 필요한 물은 1,000톤에 이른다.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부 관련부처나 수자원공사측은 물부족에 따른 사회적 비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수자원 관련자들은 '박정희 정권 이후 수자원 개발ㆍ보존 정책은 사실상 실종상태'라고 지적한다.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 끼어 정부가 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물부족 위기는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1/05/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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