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등산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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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194회 작성일 06-03-30 14:15본문
하산 때 무릎 보호하려면 발바닥 앞쪽부터 디뎌야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날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10년
이상 늘어나 증가 속도 면에서 세계 최고입니다. 여성의 평균수
명은 80.8세를 기록해 사상 최초로 OECD 평균수명(80.7세)을 넘
어서기도 했습니다. 흡연율과 음주량, 인구대비 교통사고 등 각
종 보건지표에서 국제적으로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나
라에서 왜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등산을 꼽고 싶습니다. 세계
어떤 유명 도시도 우리처럼 반나절 만에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산을 가진 곳은 드뭅니다. 등산에 관한 한 한국
은 천혜의 조건을 지닌 셈이지요. 서울 북한산의 경우 해마다
500만 명이 찾아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국립공원으
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정도입니다.
등산은 건강을 위해 가장 추천되는 운동입니다. 큰 돈 들지 않
고 특별한 기술을 배울 필요가 없는 데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경치까지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틈만 나면 가족들
과 함께 산에 오릅니다.
그러나 등산에도 몇 가지 요령이 있습니다. 먼저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방법이 다릅니다. '산은 심장으로 오르고 무릎으로
내려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올라갈 땐 심장에, 내려갈 땐 무
릎 관절에 많은 부담이 따른다는 뜻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동
맥 경화.고지혈증 등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높은 분들은 올라갈
때 경사가 완만한 코스를 골라야 합니다. 같은 높이라면 길이
가 긴 코스가 대개 완만하지요. 예컨대 한라산이라면 빠르지만
가파른 영실 코스보다 느리지만 완만한 성판악 코스가 좋다는
뜻입니다.
반면 뚱뚱한 사람이나 하체가 빈약한 사람, 관절염을 앓고 있
는 분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내려와야 합니다. 가능하면 바위
가 많은 코스보다 흙이 많은 코스가 좋겠지요. 내려올 땐 바닥
에 발 뒤꿈치보다 발바닥 앞쪽이 먼저 닿도록 해야 합니다. 그
래야만 체중이 발목관절에서 한번 걸러지므로 무릎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무릎이 약한 어르신이라면 등산용 스틱이 권장됩
니다. 몸의 균형을 잡아 낙상을 방지하며 체중을 분산시켜 무릎
을 다치지 않게 도와줍니다.
어느 경우든 무리해선 안됩니다. 등산객들이 저지르는 가장 흔
한 오류가 산에 왔으니 정상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입니
다. 뒷사람의 추월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도 합니다. 유산소 운
동의 원칙은 옆 사람과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지만 혼자 노래 부
르긴 힘든 정도의 운동량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등산도 마찬가
지입니다. 간단한 말도 나누기 힘들 정도로 숨을 헐떡거린다면
일단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리다 싶으면 언제든 도중
에 내려올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등산을 즐기
자는 것이지요. 등산이 고된 극기훈련이 되어선 곤란합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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