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세포 서서히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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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279회 작성일 05-08-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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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가 잘 안 되고 괜히 불안하며 심장 박동도 빨라진다. 스트 레스를 받으면 나타나는 증상히다. 특히 만성적 스트레스가 면 역기능을 떨어뜨리고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결과가 많았다. 하지 만 스트레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가 하는 내막은 아 직 풀리지 않았다. 최근 이런 내막이 세포 차원에서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스트레스를 오래 받으면 세포가 더 빨리 늙고 심지어 죽어나간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세포가 늙는다



 “내가 너 때문에 속상해서 늙는다, 늙어.” 가끔 어머니들 이 자식에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하는 말이다. 미국과학학술원 회보(PNAS) 7일자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말은 사실이 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정신의학과 엘리사 에펠 박 사팀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일수록 세포 내 텔로미어 의 길이가 짧다는 점을 밝혀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부분 으로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그 길이가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알려 준다. 결국 스트레스를 많이 받 은 사람이 세포 차원에서 더 늙는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여성 39명과 건강 한 자녀를 둔 여성 19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에 대 한 설문조사를 하고 혈액 샘플에서 얻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분 석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어머니가 그렇지 않은 어머니에 비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훨씬 짧게 나타났다.



 에펠 박사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사람의 세포가 평균 9 ∼17년 더 늙은 셈”이라고 추정했다.



 ● 산화 스트레스가 연결고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는 “에펠 박사팀의 연구는 심 리적 스트레스와 세포 수준에서의 노화를 연결시켰다는 점이 독 창적”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어떻게 텔로 미어를 더 짧게 만드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체내의 활성산소가 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활성산소는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 와 달리 불안정하고 산화력이 강하다.



 뇌에서 각종 스트레스를 받을 때 콩팥 위에 있는 부신에서 스 트레스 호르몬이 발생하고, 이 호르몬이 장기간 활성화될 때 산 화 스트레스가 나타난다는 사실은 밝혀져 있었다. 결국 이번 연 구를 통해 심리적 스트레스가 산화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이것 이 세포를 늙게 한다고 연결 지을 수 있다.



 ● 뇌세포가 죽는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오랜 기간 받으면 세포, 특히 뇌 신경세포 는 구조가 약화되고 심한 경우 죽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록펠러대의 브루스 맥웬 교수팀이 1999 년 신경과학전문지 ‘애뉴얼 리뷰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한 내 용. 연구팀은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은 쥐가 학습 및 인지능력 이 떨어진다는 점을 관찰하고 이 쥐의 뇌를 단면으로 잘라 신경 세포를 살펴봤다. 그러자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의 신경세 포에서 뻗어 나온 가지의 수가 줄어 신경세포끼리의 연결 강도 가 약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과학기술부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 프론티어 사업단’의 김경진 단장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신경세포 끼리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결국 기억력이 떨어진다”며 “심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신경세포가 죽기도 한다”고 밝혔 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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