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행정수도와 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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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676회 작성일 04-04-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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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후보지가 여기 저기 거론되면서 충청권 부동산시장이 들썩인 다고 한다. 풍수적으로 볼 때 수도 입지 결정에 있어 무 엇보다도 우선 고려해야 할 조건이 바로 진산(鎭山)이다.

옛날부터 국도(國都)를 정할 때는 많은 사람이 생활을 유지할 만 한 경 제적 조건과 외적의 침입을 방어할 지리적 조건을 두루 갖 춘 곳을 살폈 다. 경제적 조건은 곡물을 경작할 넓은 농토와 급 수, 그리고 연료조달이 용이한 지역이고, 군사적 조건은 넘기 어 려운 험준한 산이 있거나 또는 건너기 힘든 깊은 강이다.



따라서 국도는 경제적 요건과 방어적 요건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곳, 즉 산이나 강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그 사이에 넓은 평야가 있는 곳이 선호 됐다. 국도의 안전이 그 지역의 산천지형에 의 해 길흉이 좌우된다는 사 실에 주목한 결과며, 따라서 고려 때부 터 풍수지리학이 국도를 정하는 논리로 채택됐다.



또 국도를 비롯해 도읍이나 마을의 입지를 정할 때면 먼저 산을 등진 평지에 주로 터를 잡았다. 즉 배산임수의 터가 선호됐는 데, 도읍의 뒷산 을 진산이라 부른다.



진산은 양기(陽氣)를 보호하는 산이란 뜻이며 도읍이 들어선 터 의 지기 를 좌우하고, 나아가 마을과 도읍의 안녕을 수호하는 산 신이 산다고 믿 어 신성시했다.



진산이 없는 해변 또는 평야에 위치한 부락이거나 또는 진산이 멀리 떨 어져 있는 부락은 진산 대신에 거대한 노거수(老巨樹) 를 신목(神木)으로 삼은 뒤 하늘의 보호를 받고자 했다.



그 결과, 도읍이나 마을은 그것의 크기와 관계없이 모두 진산을 가지고 있고, 진산 밑에서 사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했다. 행정 수도가 들어설 후보지를 선택할 때면 먼저 진산을 살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박인호 기자/ihpark@n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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