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취하고 빨리 깨게" 건강음주법 7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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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123회 작성일 04-04-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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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는 1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의사협회 강당에서 ‘과음은 병이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갖고 과음의 해독이 흡 연 못지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모임이 이어지는 연말에 건강을 내세워 술잔을 뿌리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많 은 사람은 ‘술 권하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 술의 해독을 줄여 야 한다. 이런 현실 때문에 술에 덜 취하거나 숙취에서 벗어나 는 온갖 비법이 나돌고 있다. 의사와 한의사의 도움말로 각종 음 주 비법들의 타당성을 짚고, 연말에 술의 해악으로부터 조금이라 도 벗어날 수 있는 ‘건강 음주법’을 알아본다.

●워밍업을 하라



숙취해소음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선천적으 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부족해서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은 음 주 전후에 숙취해소음료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음주 1∼2시간 전에 음식을 먹어 위에 ‘신 호’를 보내고 보호막을 만들도록 하는 것.



음식은 부드러운 죽이나 수프, 밥이나 콩나물국 생태탕 조개탕 북엇국 등 해장국을 먹는다. 기름진 음식은 오히려 위의 알코올 분해 작용을 방해하고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좋지 않 다.



우유를 마시고 술판에 뛰어드는 사람도 많은데, 한국인은 대부 분 우유에 있는 락토스라는 당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어 소화기 관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일부는 술 마시기 전에 맥주 한 컵을 서서히 마신 다음 본격적으로 독주를 마시는데, 포만감을 느끼도 록 해서 초반부터 스피드전을 펼치는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그 러나 이후 술을 많이 마시면 만사 ‘도루묵’이다.



일부는 음주 1∼2시간 전에 목욕을 하고 잠깐 잔 뒤 ‘전투’에 뛰어들기도 하는데 피로가 풀려 일시적으로는 술이 덜 취하지만 술의 흡수가 빨라지고 과음하기 십상이다.



●술을 마실 때는



술이 센 사람도 하루에 마시는 알코올 총량이 80g을 넘으면 간 에 무리가 온다. 알코올의 총량은 마신 술의 양에 농도를 곱하 면 된다. 즉 알코올 도수가 4도인 맥주를 2000㏄ 마시면 ‘0.04 ×2000〓80g’이다.



술은 도수가 약한 술로 시작해서 점점 독한 술을 마시는 것이 거 꾸로 마실 때보다는 해악이 적다.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 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



폭탄주를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10∼20도 정도의 술이 인체에 가장 빨리 흡수되는 데다 ‘폭탄 제조’시 생성되 는 탄산가스가 흡수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 소주, 보드카, 위 스키, 브랜디 등 증류주가 포도주, 동동주, 맥주, 막걸리, 과실 주 등의 비증류주보다 불순물의 함량이 적어 숙취가 덜 오래 간 다.



한방에서는 술에 취하기 전에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등 체질이 찬 사람은 맥주가, 열이 많은 사람은 소주가 특히 해롭다고 말한 다. 또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은 과음하면 숙취가 오래 간다 는 설명이다.



안주를 많이 먹으면 알코올의 흡수가 지연돼 덜 취하는데 기름 진 것보다는 치즈, 두부, 살코기, 생선 등 저지방 고단백 음식 과 채소, 과일 안주를 먹는 게 좋다.



음주시에는 간의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담배를 피우면 인체 의 산소결핍증이 유발돼 몸에 더 해롭다. 또 담배를 피우면 뇌 의 중독 관련 부위가 자극돼서 술을 더 마시게 된다. 무엇보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 져 숙취가 유발되는데 물을 마시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데다 알 코올을 희석할 수도 있다.



특히 음주시에는 소변을 통해 많은 전해질이 빠져나가는데 전해 질이 풍부한 과일주스나 스포츠 이온음료를 마시면 좋다.



그러나 카페인음료나 탄산음료는 마시면 안 된다. 알코올을 인체 에 그대로 둔 채 소변을 통해 수분만 빠져나가도록 하는 데다 알 코올의 흡수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후래자(後來者) 3배’의 대상이 됐을 경우 토하면 덜 취한다. 술판이 무르익은 다음 술에서 깨려고 억지로 토하면 별 효과도 없는 데다 식도로 강한 위산(胃酸)이 올라오면서 식도에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출혈로 숨지는 사람도 있다.



●술 마신 다음엔



간혹 술 마신 뒤 집에서 꼭 라면이나 밥을 먹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음주 후 갑자기 혈당이 떨어져 이를 보충하려는 자연스러 운 신체 반응이다. 음주 후 밥이나 면을 섭취하거나 전해질과 각 종 영양소가 풍부한 콩나물국이나 북엇국 등 해장국을 먹으면 비 만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간의 기능에는 좋고 숙취가 빨리 풀린 다.



음주 후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귀가하면 숙취 해소에는 좋지만 마이크를 독점하거나 고함을 지르면서 노래를 부르면 성 대가 손상될 수 있다.



과음한 다음날에는 공복감, 식은땀, 어지럼증, 손저림증, 집중 력 감퇴 등 다양한 숙취 증세가 나타나는데 대부분 혈당이 부족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억지로라도 아침밥을 먹도록 한다. 아 스파라긴과 타우린 성분은 알코올이 1차 분해되면서 생기는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므로 아스파라긴이 풍부한 콩나물국과 타우린이 풍부한 북엇국 등을 곁들이는 게 좋 다.



또 틈틈이 식혜나 꿀물, 과일주스, 스포츠이온음료 등을 마셔 부 족해진 수분과 당분, 전해질 등을 보충하도록 한다.



점심시간에 목욕탕에서 간단히 목욕하고 30분 정도 자는 것은 피 로 해소에 좋지만 냉탕과 열탕을 오가면 몸에서 활성산소가 증가 해 피로가 유발되고 간에 무리를 주므로 피한다.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으면 술이 빨리 깬다. 진통제를 먹으면 두통이 해소되지만 고주망태 상태에서 진통제의 일종인 아세노아 미노펜제를 먹으면 간이 손상되므로 피해야 한다.



(도움말〓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홍원선 교수, 성 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 가정의학과 이 정권 교수, 경희대 한방병원 내과 이장훈 교수, 삼정한의원 이승 교 원장)



▼의사-한의사들의 '난 이렇게 마신다'▼



의사와 한의사들은 술자리에서 대화를 많이 하고 즐겁게 마시는 것이 덜 취하는 길이라고 공통적으로 말한다. 동창회라면 은사 (恩師)를 모시거나 부부 동반 모임으로 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그러나 상사나 주변 사람이 ‘술 폭군’이거나 직업상 술자리를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음은 도움말을 준 의사와 한 의사가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건강 음주법.



▽술을 마시기 전에〓음주 전에 위에 보호막을 만들도록 하는 겔 포스, 알마겔 등의 ‘위점막방어인자증가제’나 큐란, 라니티딘 등 ‘제산제(制酸劑)’를 먹는다. 비타민B6가 포함돼 있는 비타 민제를 먹는다. 비타민제는 덜 취하게 할 뿐만 아니라 숙취 해소 도 촉진시킨다. 술 마시기 1시간 전에 죽이나 콩나물국을 먹는 다.



▽술을 마실 때〓물, 주스, 이온음료 등을 많이 마신다. 안주로 는 야채 오이 배추 등을 많이 먹는다. 급하게 많은 술을 마셨을 때에는 냉수 한두 컵을 한꺼번에 들이킨 다음 화장실로 향한다. 즉시 토할 수 있다. 틈틈이 화장실에 가서 술 취한 정도를 확인 하고 취기를 느끼면 ‘36계’를 한다.



▽음주 후〓음주 후 자기 전에 밥이나 면류를 먹는다. 속보나 골 프 스윙연습을 가볍게 한 다음 샤워를 하고 잔다. 20분 정도 뜨 거운 물에 발만 담그는 ‘족탕’을 하고 잔다. 다음날에는 족탕 이나 20분 동안 배꼽 아래만 뜨거운 물에 담그는 ‘반신욕’을 한 다음 가볍게 샤워를 한다. 과일즙과 야채즙을 많이 마신다. 음주 다음날은 퇴근 뒤 평소보다 한두 시간 일찍 잠자리에 든 다. 피로와 두통, 구역질 등을 견디기 힘들면 링거 주사를 맞는 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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