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깨끗해도 병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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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925회 작성일 05-08-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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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은 정말 옷도 잘 갈아 입지 않고, 목욕도 자주 안 하나 요?”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이렇게 묻는 환자들에게, 필자는 약간 계면쩍어 하며 “예”라고 대답한다. 천성적인 게으름에 대한 합 리화인지는 모르지만, 이같이 지저분한 습관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너무 깨끗해도 병이 나기 때문이다.



필자는 외부에 노출되는 손, 발, 얼굴, 머리는 늘 씻지만 목욕 은 몸이 가려워야 한다. 목욕 할 때도 세제나 비누는 전혀 사용 하지 않고, 아기 목욕시키듯 살살 문질러 때를 민 다음, 물로 헹 군다.



인체의 면역력은 외부의 자극이 있을 때 키워진다. 적의 침입이 빈번하면 성벽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만 평화시엔 성벽이 무너져 도 무관심한 법이다. 이때 갑자기 적의 침입이 있다면…. 따라 서 너무 깨끗해도 병 난다는 말은 성벽의 무너짐, 즉 면역력의 저하를 뜻한다.



최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과 피부질환이 많은 것을 필자는 몸 이 너무 깨끗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피부과 의사들도 너무 몸을 깨끗이 하면 피부에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보호막이 깨어져 오히려 해롭다고 한다.



의복도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필자는 간호사들의 눈 치가 보일 정도로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닌다. 어머님이 참다 못 해 옷을 세탁하면 그제서야 옷을 갈아 입는다. 의복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다. 사람의 기운이 가장 잘 배는 곳이 바로 옷이 므로, 잦은 옷 갈아입기는 기운의 단절을 가져온다고 필자는 믿 는다. 옷에서 나는 비누 냄새나 정전기 방지용 린스 냄새는 기운 을 문란케 할 수 있다.



요즘 살균, 소독력이 강한 락스를 사용해 의복을 세탁하는 가정 이 많다. 필자는 그러나 락스의 성분 자체가 유해한지, 아닌지 를 떠나 그것이 강력한 살균력을 가졌다는 사실 자체를 경계한 다. 인체엔 유해한 균만 있는 게 아니며, 유해한 균이 오히려 인 체 면역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락스를 쓰면 몸에 좋은 균까지 박멸시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믿음이 다.



(손영기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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