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명당과 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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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129회 작성일 05-08-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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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풍수는 우리의 생활과 의식을 지배해 온 기층 사상인 만큼 각 지 방마다 다양한 설화가 전해져 온다. 그 중에서도 함부로 명당을 알려 줘서는 안 된다는 풍수사의 윤리관이 깃들인 설화들이 있 어 흥미롭다.



전남 나주군 반남면 신존리에는 ‘벌명당 전설’이 전해지고 있 다.



반남 박씨의 시조 박응수의 아들 의는 아버지가 죽자 지관을 불 러 명당 을 잡아 줄 것을 부탁했다. 지관은 명당을 잡았으나 그 자리를 소개하면 천지조화의 비밀을 누설한 죄로 하늘로부터 벌 을 받을까 두려워 박의에 게 거짓 명당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를 눈치챈 박의가 지관이 숨긴 명당을 찾아 묘를 쓰고 자 땅을 팠다. 그러자 땅 속에서 커다란 벌이 솟아나와 지관을 쏴 죽이고 말았다 . 반면, 박씨의 후손은 날로 번성했다고 한 다.



다행히 지관이 목숨을 건진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남양주 ‘벌 우개’ 에 얽힌 전설이다. 세조가 자신의 신후지지를 구하기 위 해 직접 답산을 하던 중 불길한 곳에 묘자리를 쓰고 있는 상주 를 만났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300냥을 주면서 “다른 곳으 로 이장하라”고 한 후 지사를 찾 았다. 이생원이라는 지사였는 데, 그를 만나 그 묘자리의 길흉을 물으니 “그 근방에 길지가 있지만 가난한 상주에게 당장 300냥의 큰 돈이 생기 는 금시발 복 자리를 정해 줬었다”고 말했다.



이에 감탄한 세조는 비바람도 가리지 못하는 그의 집을 보며 “왜 이런 산골에서 이 고생을 하며 사느냐”고 물으니 “국왕 이 친림하실 곳이므 로 이곳에 산다”고 했다.



이 생원의 풍수 실력에 놀란 세조는 그와 동행, 광릉 자리를 능 자리로 정했다고 한다. 그 뒤 능을 팔 때 지사는 그곳에서 큰 벌 이 나올 것을 미리 알고 지금의 장현리 벌우개로 대피해 큰 독 을 뒤집어 써 목숨을 구 했다고 한다.



박인호 기자/ihpark@n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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