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를 사는 사람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125회 작성일 05-08-04 15:39본문
도쿄都 노인종합연구소
- 100세를 사는 사람들
일본은 전체 인구의 18.25%(2002년 기준)가 65세 이상인 실버 국 가다. 10년 뒤면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65세를 넘을 전망이다. 지난 70년 이미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한 일본 은 ‘고령 사회(Aged Society)’를 대비해 노화·노인 문제를 종 합적으로 다루는 연구소를 일찌감치 발족시켰다. 도쿄(東京) 아 타바시(板橋)에 자리잡은 도쿄도 노인종합연구소(東京都 老人綜合硏究所)는 30년 넘게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한 비법을 연 구하고 있다.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 사 회’, 전체 인구의 14%를 넘으면 ‘고령 사회’라 불린다. 우리 나라는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 연구소·병원·양로원 ‘삼위일체’
도쿄 오야마(大山)역에서 내려 5분쯤 걸으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처럼 생긴 건물 4개동(棟)이 ‘ㄷ’자(字) 형태로 놓인 도쿄도 노인종합연구소(Tokyo Metropolitan Institute of Gerontology· TMIG)를 만날 수 있다. 이방인의 눈에는 모든 건물이 연구소처 럼 보였다. 그러나 안내를 맡은 유미코(由美子·57) 연구원은 “이곳에는 연구소와 노인전문병원, 양로원이 모여 있다”고 소 개했다. 노인학은 연구실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노인을 치료 하고 돌보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학문이란 의미였다. 동행 한 박상철(朴相哲·54) 서울의대 교수는 “도쿄 노인연구소가 세 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역사와 규모뿐 아니라 현장 중심의 연구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1년 연구비는 28억 3000만엔(290억원), 연구원은 15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층 규모인 노인전문병원은 병상 691개를 갖췄으며 매일 1000여 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한다. 휠체어를 탄 채로 욕조에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 등 모든 시설은 노인들을 고려해 설계됐다. 양로 원에는 현재 485명의 노인이 입소, 병원과 연구소의 체계적인 보 살핌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서예·노래부르기 같은 각종 여가 프 로그램 덕분에 지루하지 않은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스즈키 고 이치(鈴木紘一) 소장은 “이 연구소는 병원에서 노화 관련 질병 에 관한 자료를 얻고, 양로원에서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지난 72년 ‘성공적인 늙음(Successful aging)’을 화두로 문을 열었을 때 연구소의 제1목표는 ‘불로초(不老草)’를 찾는 것이 었다. 이 때문에 80년대 후반까지 연구의 초점은 신체 노화를 막 기 위한 분자생물학·생리노화학·세포기능학 등에 맞춰졌다. 그 러나 90년대 초 고령 사회로 접어들자, 연구소는 여러 노인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기 시작했다. 현재 연구소 내 32 개 연구부 중 12개가 노인정책학·복지학·보건사회학 등 사회과 학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이다. 스즈키 소장은 “무작정 오래 사 는 것보다 주변과 어울려 건강하게 늙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치매를 막아라
89년 이후 이 연구소의 최대 프로젝트는 ‘치매 퇴치’다. 치매 가 환자 개인은 물론, 가족까지 파괴하는 ‘고령 사회의 최대 적 (敵)’으로 떠올랐기 때문. 유전자정보연구센터 기무라 나리미치 (木村成道) 연구부장은 “젊을 때 독서나 창작 활동을 통해 머리 를 많이 쓰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 는 뇌에서 신경에 자극을 전달하는 시냅스의 수가 줄어들면 치매 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무라 부장은 “크게 웃거나 속시원히 울어버리는 적극적인 감정 표현도 시냅스를 늘 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운동도 치매 방지에 도움이 된다. 특히 혼자 하는 운동보다 상대 가 있어 승리감이나 패배감을 맛볼 수 있는 운동이 뇌에 자극을 준다고 한다. 골프나 테니스 등이 치매 방지 운동에 속한다. 장 기나 바둑을 두며 경쟁의식을 느끼는 것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치매 자체는 아직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이다. 따라서 연 구소는 치매의 조기 발견에 더 관심을 쏟는다. 연구소 부설 양성 자의학센터에서는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양전자방 출단층촬영) 검사로 치매를 조기 발견한다. 이 검사는 방사성동 위 원소를 주입한 뒤 이 원소들의 체내 움직임을 사진으로 찍어 신경전달물질이나 영양소의 분포 상태 등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노화 유전자 연구는 도쿄 노인연구소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분야 중 하나다. 분자유전학센터 시로사와 다구치(白澤卓二) 연 구부장은 쥐에서 채취한 수명 관련 유전자를 선충(線蟲)에 주입 했을 때 수명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연구 중이다. 선충은 수명이 짧은 단순생명체로 유전자 역할이 모두 밝혀진 선형동물이다. 그 는 “선충의 수명 유전자와 유사한 유전자가 종(種)을 초월해 수 명을 제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유전자를 밝힐 수 만 있다면 인간 수명의 연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까지 30여개의 수명 관련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 연구소는 또 나이가 들면 계란·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을 충 분히 먹을 것을 권장한다. 76년부터 15년 동안 도쿄도 고가네이 (小金井)시에 거주하는 66세 이상 460여명의 식생활을 조사한 결 과,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한 노인일수록 알부민과 혈중 콜레스테 롤 등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들이 정상에 가까웠기 때문이 다. 영양학센터 고시하라 야스코(腰原康子) 연구부장은 “콩과 생선 등 일본의 전통 식사는 골다공증 등에 효과가 있지만 저 (低) 영양을 일으킬 수 있다”며 “비만이 아닌 노인은 동물성 단백질과 유제품을 섭취해야 건강하다”고 밝혔다.
박상철 교수는 “고령 사회를 앞둔 우리나라도 도쿄 노인연구소 처럼 노화·노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연구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도쿄(東京)=安勇炫기자 justice@chosun.com )
- 100세를 사는 사람들
일본은 전체 인구의 18.25%(2002년 기준)가 65세 이상인 실버 국 가다. 10년 뒤면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65세를 넘을 전망이다. 지난 70년 이미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한 일본 은 ‘고령 사회(Aged Society)’를 대비해 노화·노인 문제를 종 합적으로 다루는 연구소를 일찌감치 발족시켰다. 도쿄(東京) 아 타바시(板橋)에 자리잡은 도쿄도 노인종합연구소(東京都 老人綜合硏究所)는 30년 넘게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한 비법을 연 구하고 있다.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 사 회’, 전체 인구의 14%를 넘으면 ‘고령 사회’라 불린다. 우리 나라는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 연구소·병원·양로원 ‘삼위일체’
도쿄 오야마(大山)역에서 내려 5분쯤 걸으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처럼 생긴 건물 4개동(棟)이 ‘ㄷ’자(字) 형태로 놓인 도쿄도 노인종합연구소(Tokyo Metropolitan Institute of Gerontology· TMIG)를 만날 수 있다. 이방인의 눈에는 모든 건물이 연구소처 럼 보였다. 그러나 안내를 맡은 유미코(由美子·57) 연구원은 “이곳에는 연구소와 노인전문병원, 양로원이 모여 있다”고 소 개했다. 노인학은 연구실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노인을 치료 하고 돌보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학문이란 의미였다. 동행 한 박상철(朴相哲·54) 서울의대 교수는 “도쿄 노인연구소가 세 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역사와 규모뿐 아니라 현장 중심의 연구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1년 연구비는 28억 3000만엔(290억원), 연구원은 15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층 규모인 노인전문병원은 병상 691개를 갖췄으며 매일 1000여 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한다. 휠체어를 탄 채로 욕조에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 등 모든 시설은 노인들을 고려해 설계됐다. 양로 원에는 현재 485명의 노인이 입소, 병원과 연구소의 체계적인 보 살핌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서예·노래부르기 같은 각종 여가 프 로그램 덕분에 지루하지 않은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스즈키 고 이치(鈴木紘一) 소장은 “이 연구소는 병원에서 노화 관련 질병 에 관한 자료를 얻고, 양로원에서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지난 72년 ‘성공적인 늙음(Successful aging)’을 화두로 문을 열었을 때 연구소의 제1목표는 ‘불로초(不老草)’를 찾는 것이 었다. 이 때문에 80년대 후반까지 연구의 초점은 신체 노화를 막 기 위한 분자생물학·생리노화학·세포기능학 등에 맞춰졌다. 그 러나 90년대 초 고령 사회로 접어들자, 연구소는 여러 노인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기 시작했다. 현재 연구소 내 32 개 연구부 중 12개가 노인정책학·복지학·보건사회학 등 사회과 학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이다. 스즈키 소장은 “무작정 오래 사 는 것보다 주변과 어울려 건강하게 늙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치매를 막아라
89년 이후 이 연구소의 최대 프로젝트는 ‘치매 퇴치’다. 치매 가 환자 개인은 물론, 가족까지 파괴하는 ‘고령 사회의 최대 적 (敵)’으로 떠올랐기 때문. 유전자정보연구센터 기무라 나리미치 (木村成道) 연구부장은 “젊을 때 독서나 창작 활동을 통해 머리 를 많이 쓰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 는 뇌에서 신경에 자극을 전달하는 시냅스의 수가 줄어들면 치매 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무라 부장은 “크게 웃거나 속시원히 울어버리는 적극적인 감정 표현도 시냅스를 늘 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운동도 치매 방지에 도움이 된다. 특히 혼자 하는 운동보다 상대 가 있어 승리감이나 패배감을 맛볼 수 있는 운동이 뇌에 자극을 준다고 한다. 골프나 테니스 등이 치매 방지 운동에 속한다. 장 기나 바둑을 두며 경쟁의식을 느끼는 것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치매 자체는 아직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이다. 따라서 연 구소는 치매의 조기 발견에 더 관심을 쏟는다. 연구소 부설 양성 자의학센터에서는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양전자방 출단층촬영) 검사로 치매를 조기 발견한다. 이 검사는 방사성동 위 원소를 주입한 뒤 이 원소들의 체내 움직임을 사진으로 찍어 신경전달물질이나 영양소의 분포 상태 등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노화 유전자 연구는 도쿄 노인연구소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분야 중 하나다. 분자유전학센터 시로사와 다구치(白澤卓二) 연 구부장은 쥐에서 채취한 수명 관련 유전자를 선충(線蟲)에 주입 했을 때 수명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연구 중이다. 선충은 수명이 짧은 단순생명체로 유전자 역할이 모두 밝혀진 선형동물이다. 그 는 “선충의 수명 유전자와 유사한 유전자가 종(種)을 초월해 수 명을 제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유전자를 밝힐 수 만 있다면 인간 수명의 연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까지 30여개의 수명 관련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 연구소는 또 나이가 들면 계란·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을 충 분히 먹을 것을 권장한다. 76년부터 15년 동안 도쿄도 고가네이 (小金井)시에 거주하는 66세 이상 460여명의 식생활을 조사한 결 과,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한 노인일수록 알부민과 혈중 콜레스테 롤 등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들이 정상에 가까웠기 때문이 다. 영양학센터 고시하라 야스코(腰原康子) 연구부장은 “콩과 생선 등 일본의 전통 식사는 골다공증 등에 효과가 있지만 저 (低) 영양을 일으킬 수 있다”며 “비만이 아닌 노인은 동물성 단백질과 유제품을 섭취해야 건강하다”고 밝혔다.
박상철 교수는 “고령 사회를 앞둔 우리나라도 도쿄 노인연구소 처럼 노화·노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연구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도쿄(東京)=安勇炫기자 justice@chosun.com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