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음주땐 태아도 알코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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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689회 작성일 05-08-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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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의 중년 여성 A씨가 딸의 손에 이끌려 대학병원 알코올의 존치료센터를 찾았다. 5년 전 남편이 위암으로 사망한 뒤 혼자 남겨진 삶은 막막하고 불안했다. 한두 잔씩 소주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하루 종일 술에 취한 자신을 발견했 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할 뿐 아니라 온몸이 심하게 떨 렸다. 진단 결과 A씨는 2, 3년 전부터 알코올의존, 즉 ‘알코올 중독’ 상태였다. 현재 중증으로 발전해 있었다. 자식에 대한 죄책감까지 겹쳐 우울증도 심했다.》



▽여성 알코올중독 크게 늘었다=가톨릭대 성가병원 알코올의존 치료센터의 조사 결과 2000년 16%에 불과하던 여성 환자는 2003 년 3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병원 신경정신과 김대진 교수는 “남편이나 시댁식구와의 갈 등 등을 고민하다 알코올중독이 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말 했다.



김 교수는 또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생활고나 스트레스 때문 에 알코올에 빠지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 렸을 때 성적 학대나 체벌을 경험한 여성일수록 알코올중독 위 험이 높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음주 횟수가 늘어난다는 조사도 있다. 한국음 주문화연구센터가 지난해 152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 과 1주일에 4회 이상 술을 마시는 여성이 20대는 1.2%에 불과했 지만 30대 1.5%, 40대 2.6%, 50대 4.7%로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 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위험하다=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 은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가 쉽지 않다. 그만큼 알코올중독의 위 험이 높다는 얘기다.



수분이 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남성이 65%인 반면 여성은 51% 정도. 알코올을 희석시키는 능력이 여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또 위에서 분비되는 알코올 분해 효소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여성은 남성의 2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위에서 1차로 술을 분해하지 못해 체내에 흡수되는 양이 많은 것.



지난해 6월 미국 알코올전문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술 은 여성의 성(性)적인 판단력도 흐리게 한다.



여대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술과 알코올이 없는 음료를 줬 다. 그리고 성과 관련된 여러 상황을 제시했다. 그 결과 술을 많이 마실수록 ‘위험한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중독은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외국의 한 통계에 따 르면 알코올중독 여성이 낳은 아기의 35%가 기형적 외모, 간 질, 각종 정신장애 등의 징후를 보였다. 이른바 ‘태아알코올증 후군’이다.



▽가족도 함께 치료 받아라=여성 알코올중독 치료가 어려운 이 유는 병을 숨기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대부분 숨어서 술을 마신 다. 알코올중독이 심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 다. 따라서 병이 진행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는 남성과 달리 수치심이나 죄책감이 심하 다. 따라서 가족의 도움이 절실하다. 또 남편도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심리 치료를 받는다.



술의 욕구를 떨어뜨리는 항갈망제를 처방한다. 우울증이 동반되 면 항우울제를 처방하고 증세에 따라 불면과 불안을 해소해 주 는 약물을 쓰기도 한다.



(도움말=가톨릭대 성가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 신경정신과 김 대진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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