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경고등 熱…세균성장 막는 순기능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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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291회 작성일 05-08-06 14:09본문
《병에 걸리면 예외 없이 열이 동반된다. 열은 몸에 이상이 있 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등이다.
즉 몸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며 면역세포가 감염에 저항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내과 오원섭 교수의 도움말로 열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체온유지시스템=체온이 유지되는 것은 뇌 시상하부에 ‘체온 조절중추’가 있기 때문이다. 체온조절중추는 가정에서 보일러 온도를 맞춰 놓는 온도조절장치와 비슷하다. 이때 기준온도는 37도에 맞춰져 있다.
만일 체온이 기준온도보다 낮으면 체온조절물질(PGE2)을 분비 해 기준온도를 약간 높인다. 기준온도가 올라가면 이 온도에 맞 추기 위해 인체는 피부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또 반사적으로 따뜻한 곳으로 가거나 옷을 껴입고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는 등 행동변화가 생긴다. 이 는 2∼3도의 체온 상승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열을 올리려면 근육이 떠는 근육운동을 해 야 한다. 이때 발생된 열로 데워진 혈액은 혈관을 따라 온몸으 로 퍼진다. 40도 이상의 고열도 이러한 근육 떨림을 통해서만 나타난다. 근육 떨림 등으로 올릴 수 있는 체온의 최고 한계는 42∼44도 정도.
만약 체온이 기준온도에 비해 높으면 피부로 가는 혈관을 확장 시키고 땀을 내게 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개구리 뱀 등 변온동물은 체온조절중추가 없기 때문에 주변 환 경에 따라 체온이 바뀐다. 이들은 낮은 온도에서는 대사활동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동면을 한다.
▽사람마다 다른 체온=사람의 중심체온은 대개 37도다. 중심체 온은 심장에 흐르는 피의 온도를 말한다. 그러나 이곳을 직접 잴 수 없으므로 직장이나 혀 밑, 겨드랑이 등에서 측정한다. 직 장 온도는 평균 37도, 구강 온도는 36.5도, 겨드랑이는 36도 정 도.
외국에선 중심체온에 가장 가까운 직장에서 온도를 재지만 국내 에선 구강 온도를 많이 사용한다.
또 체온은 하루 중에도 여러 번 달라진다. 오전엔 0.5∼1도 낮 고 오후에는 0.5∼1도 높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식사를 하 면 대사활동이 증가돼 체온이 38도 이상 될 수 있다. 밤에 주 로 일하는 사람은 체온이 밤에 높고 낮에 떨어진다.
이뿐 아니다. 체온은 성별 연령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여성은 배란과 월경 시기에 체온이 0.6도 상승한다. 노인은 피부온도 가 젊은이보다 1∼1.5도 낮다.
▽열은 필요악=열은 몸속에 침입한 균이 체온을 올리는 물질인 ‘파이로젠’을 분비해 체온조절중추의 기준온도를 높였기 때문 에 발생한다. 독감에 걸렸을 때 온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오한 이 생기는 것도 근육을 움직여 이러한 기준온도를 맞추기 위한 생리적인 반응이다.
감기 등으로 생긴 열은 대부분 1주일 정도 지나면 없어지며 인 체에 해롭기는커녕 오히려 도움이 된다. 열 자체가 바이러스나 세균의 성장을 막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인 율리우스 바그너야우레크 박사는 신경 매독에 걸린 환자에게 말라리아균을 주사했을 때 발생되는 열 로 매독균을 치료했다. 그는 이 치료법으로 1927년 노벨 의학· 생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성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온도에 특히 약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또 열은 면역세포의 식(食)작용과 살균작용 등 면역기능을 높여 준다. 20도에선 면역세포의 일종인 식세포가 시간당 0.1∼ 0.2mm 이동하는 반면 36도에선 0.5mm, 40도에선 1mm로 이동성 이 크게 높아진다. 열은 혈관을 확장시켜 더 많은 면역세포들 이 감염 부위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열이 나면 걱정스럽 지만 세균을 없애기 위한 전략적인 순기능도 있어 열이 났다고 무작정 해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열은 이렇게 내려라=만성 폐 또는 심혈관질환이 있는 노인, 열 경련이 있었던 어린이, 열 때문에 의식을 잃는 환자 등은 해 열해야 한다. 체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산소소모량이 늘어나 고 심박수가 15회 정도 증가해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열을 내리기 위해선 파이로젠 때문에 올라간 기준온도를 낮춰 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해열제를 규칙적으로 먹는다. 만약 해 열제를 제때 먹지 못하면 기준온도가 다시 올라가 환자는 덜덜 떨면서 고생한다.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 해열제는 성인의 경우 6시간마다 먹는다.
열을 가장 빨리 떨어뜨리는 방법은 미지근한 물을 몸에 적셔주 는 것이다. 수분이 증발할 때 1cc당 약 580Cal가 기화열로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얼음이나 찬물을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혈관 을 수축시켜 피의 순환을 막는다. 이는 되레 열의 발산을 억제 하므로 피한다. 이마에 찬 수건을 놓는 것은 심리적인 치료는 될 수 있으나 열을 내리는 방법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또 알코 올과 같은 휘발성 물질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때 생기는 기화열은 물의 반 정도이므로 물보다 효과가 덜하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즉 몸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며 면역세포가 감염에 저항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내과 오원섭 교수의 도움말로 열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체온유지시스템=체온이 유지되는 것은 뇌 시상하부에 ‘체온 조절중추’가 있기 때문이다. 체온조절중추는 가정에서 보일러 온도를 맞춰 놓는 온도조절장치와 비슷하다. 이때 기준온도는 37도에 맞춰져 있다.
만일 체온이 기준온도보다 낮으면 체온조절물질(PGE2)을 분비 해 기준온도를 약간 높인다. 기준온도가 올라가면 이 온도에 맞 추기 위해 인체는 피부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또 반사적으로 따뜻한 곳으로 가거나 옷을 껴입고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는 등 행동변화가 생긴다. 이 는 2∼3도의 체온 상승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열을 올리려면 근육이 떠는 근육운동을 해 야 한다. 이때 발생된 열로 데워진 혈액은 혈관을 따라 온몸으 로 퍼진다. 40도 이상의 고열도 이러한 근육 떨림을 통해서만 나타난다. 근육 떨림 등으로 올릴 수 있는 체온의 최고 한계는 42∼44도 정도.
만약 체온이 기준온도에 비해 높으면 피부로 가는 혈관을 확장 시키고 땀을 내게 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개구리 뱀 등 변온동물은 체온조절중추가 없기 때문에 주변 환 경에 따라 체온이 바뀐다. 이들은 낮은 온도에서는 대사활동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동면을 한다.
▽사람마다 다른 체온=사람의 중심체온은 대개 37도다. 중심체 온은 심장에 흐르는 피의 온도를 말한다. 그러나 이곳을 직접 잴 수 없으므로 직장이나 혀 밑, 겨드랑이 등에서 측정한다. 직 장 온도는 평균 37도, 구강 온도는 36.5도, 겨드랑이는 36도 정 도.
외국에선 중심체온에 가장 가까운 직장에서 온도를 재지만 국내 에선 구강 온도를 많이 사용한다.
또 체온은 하루 중에도 여러 번 달라진다. 오전엔 0.5∼1도 낮 고 오후에는 0.5∼1도 높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식사를 하 면 대사활동이 증가돼 체온이 38도 이상 될 수 있다. 밤에 주 로 일하는 사람은 체온이 밤에 높고 낮에 떨어진다.
이뿐 아니다. 체온은 성별 연령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여성은 배란과 월경 시기에 체온이 0.6도 상승한다. 노인은 피부온도 가 젊은이보다 1∼1.5도 낮다.
▽열은 필요악=열은 몸속에 침입한 균이 체온을 올리는 물질인 ‘파이로젠’을 분비해 체온조절중추의 기준온도를 높였기 때문 에 발생한다. 독감에 걸렸을 때 온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오한 이 생기는 것도 근육을 움직여 이러한 기준온도를 맞추기 위한 생리적인 반응이다.
감기 등으로 생긴 열은 대부분 1주일 정도 지나면 없어지며 인 체에 해롭기는커녕 오히려 도움이 된다. 열 자체가 바이러스나 세균의 성장을 막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인 율리우스 바그너야우레크 박사는 신경 매독에 걸린 환자에게 말라리아균을 주사했을 때 발생되는 열 로 매독균을 치료했다. 그는 이 치료법으로 1927년 노벨 의학· 생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성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온도에 특히 약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또 열은 면역세포의 식(食)작용과 살균작용 등 면역기능을 높여 준다. 20도에선 면역세포의 일종인 식세포가 시간당 0.1∼ 0.2mm 이동하는 반면 36도에선 0.5mm, 40도에선 1mm로 이동성 이 크게 높아진다. 열은 혈관을 확장시켜 더 많은 면역세포들 이 감염 부위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열이 나면 걱정스럽 지만 세균을 없애기 위한 전략적인 순기능도 있어 열이 났다고 무작정 해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열은 이렇게 내려라=만성 폐 또는 심혈관질환이 있는 노인, 열 경련이 있었던 어린이, 열 때문에 의식을 잃는 환자 등은 해 열해야 한다. 체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산소소모량이 늘어나 고 심박수가 15회 정도 증가해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열을 내리기 위해선 파이로젠 때문에 올라간 기준온도를 낮춰 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해열제를 규칙적으로 먹는다. 만약 해 열제를 제때 먹지 못하면 기준온도가 다시 올라가 환자는 덜덜 떨면서 고생한다.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 해열제는 성인의 경우 6시간마다 먹는다.
열을 가장 빨리 떨어뜨리는 방법은 미지근한 물을 몸에 적셔주 는 것이다. 수분이 증발할 때 1cc당 약 580Cal가 기화열로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얼음이나 찬물을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혈관 을 수축시켜 피의 순환을 막는다. 이는 되레 열의 발산을 억제 하므로 피한다. 이마에 찬 수건을 놓는 것은 심리적인 치료는 될 수 있으나 열을 내리는 방법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또 알코 올과 같은 휘발성 물질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때 생기는 기화열은 물의 반 정도이므로 물보다 효과가 덜하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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