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녀, 의학적 차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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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871회 작성일 05-08-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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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몸/메리앤 J. 리가토 지음

과연 여성은 남성과 평등한가. 아니, 여성과 남성은 같은가, 다 른가. 평범하면서도 근원적인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최소한 의 학적으로는 ‘다르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고 있는 책 이 메리앤 J. 리가토의 ‘이브의 몸’(임지원 옮김·사이언스북 스)이다. ‘여성을 위한 의학’이라는 부제도 눈에 띈다.



최근까지만 해도 의료계 종사자들, 즉 대부분의 의사와 간호사 들은 남성만을 연구했고 그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수정하지 않 은 채 여성들에게 똑같이 적용했다. 여기에는 남녀의 육체는 평 등하리라는 믿음이 작용했다.



그러나 리가토 교수는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미국 컬럼비아대 학 의대 교수인 그는 수많은 여성 환자와의 면담과 연구를 통 해 ‘여성과 남성은 의학적으로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2002년 미국의학여성협회(AMWA)가 선정한 ‘과학부문 올해의 최 고 여성’에 선정되기도 한 그는 의료계에서 무시되어온 남녀 의 성 차이를 꼼꼼하게 연구, ‘성 차이를 고려한 의학(gender- specific medicine)’ 분야를 개척했다. 생식기계를 넘어서 머 리끝부터 발끝까지 신체의 모든 부분에서의 생리적 성 차이를 다루는 과학이다.



이 새로운 의학의 연구자들은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질문들 을 제기하고 엄청난 발견을 하면서, 남성과 여성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존재로 가정해왔던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남성을 기준으로 한 인체 기능과 질환의 기전에 관한 지식을 확장하고 있다.



새로운 데이터는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런 성과를 산업에 응용하여 생 리 중이거나 임신 중인 여성의 특별한 요구에 부응하는 치약이 나 여성에게 잘 발병하는 부정맥을 안정시키는 약품이나 여성 용 진통제 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의학계와 약학계에 ‘성 차이를 고려’한 혁명적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리가토 교수가 그동안 밝혀낸 몇 가지 남녀의 의학적 차이는 이 제 상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뇌졸중 발작 후 에 언어능력을 빨리 회복한다 ▲남성에게 심장박동을 안정시켜 주는 약물이 여성에겐 치명적인 부정맥을 야기할 수 있다 ▲체 중 감량 후 여성은 남성보다 공복감을 더 잘 느낀다



▲여성 의 심장 발작 증세는 소화불량과 비슷하여 오진으로 생명이 위험 할 수 있다 ▲관상동맥 질환은 심장발작을 경험한 여성에게 특 히 치명적이다 ▲폐혈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에이즈 감염의 위험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높다 ▲골다 공증은 나이가 든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노인에서도 발 생한다



▲남성형 대머리 증세는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도가 높 게 나타남을 의미한다 ▲남성은 통증을 느끼자 마자 혈압이 올 라가는 반면 여성은 그렇지 않은데, 마취과 전문의는 혈압으로 환자의 통증을 가늠하기 때문에 오진하기 쉽다 ▲노화에 따라 성적 활동이 감소하는 이유는 남성은 발기에 도달하고 지속하 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고, 여성은 적절한 상대가 없기 때 문이다 ▲식욕 억제제를 복용하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본태성 폐동맥 고혈압에 걸리는 빈도가 4배나 높다.



리가토 교수는 “(기존의 의사들이 간과했던) 환자야말로 의사 에게는 진정한 스승이자 치료법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선 의 기회 제공자”라고 단언한다.



조정진기자/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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