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 질환…조보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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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260회 작성일 05-08-0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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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외래환자만 어림잡아 200명. 비슷비슷한 질문과 같은 대답 이 반복된다. ‘베스트닥터’라도 짜증이 날 법하다. 그러나 서 울대 내분비내과 조보연 교수(55)는 늘 허허실실 웃는다. 오히 려 먼저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조 도사’란 별명이 생긴 배 경이다.

그의 온화한 품성은 자연과 문화재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됐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일마다 전국을 돌며 찍은 사찰과 문 화재 사진만 수천 장. 대웅전 서까래나 탑의 기단만 보고 건축 양식을 가늠해 낼 수 있는 ‘프로’의 경지다. 그러나 그는 “아직 못 가 본 절이 더 많다”며 겸손해 했다.



그는 갑상샘(갑상선) 질환만 25년간 다뤄왔다. 갑자기 그가 자 리를 고쳐 앉았다. 아무리 사소한 병이라도 냉정하게 얘기해야 한다며….



―갑상샘이 무엇이며 어떤 일을 하는가.



“갑상샘은 목젖 아래쪽에 나비 또는 방패 모양으로 펼쳐져 있 는 내분비 기관이다. 어른의 엄지손가락 크기지만 안쪽에 있어 손으로 찾을 수는 없다. 여기서 분비되는 갑상샘호르몬은 에너 지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 넘치면 기능항진증에, 부족하면 기능저하증에 걸린다.”



―갑상샘암에 대해 설명해 달라.



“성인의 5∼7%가 갑상샘에 혹(종양 또는 결절)을 가지고 있 다. 이 중 악성 종양을 갑상샘암이라 부르는데 5% 정도다. 갑상 샘 질환은 여성이 많지만 혹이 발견됐을 때 암으로 진단될 확률 은 남성이 더 높다. 매년 10만명당 4명꼴로 갑상샘암 환자가 발 생한다. 갑상샘암은 암 덩어리가 너무 커서 이물감 또는 호흡곤 란을 느낄 때를 빼면 대부분 증세가 없다.”



―최근 갑상샘암 환자가 늘고 있다는데….



“그렇지 않다. 초음파 등 진단기술이 좋아져 조기 발견하는 경 우가 많아 그렇게 보일 뿐이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혹이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혹이 암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한 세포 조직검사 등 과잉진료의 우려가 높아 안타깝다.”



―조직검사가 불필요하다는 말인가.



“먼저 갑상샘암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혹이 모두 암으 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또 설령 혹이 암이라 해도 평생 악화되 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실제 한 연구 결 과 천수(天壽)를 누린 뒤 사망한 사람들을 부검하자 10∼30%가 이미 갑상샘암에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악화되지 않 은 채 평생을 살았던 것이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갑상샘에서 혹 이 발견됐다 해도 직경이 1cm 이하이면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관찰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조직검사도 권하지 않는다.”



―조직검사 결과 1cm 이하의 혹이 암으로 판명됐다면 수술해야 하나.



“암이 발견됐다면 당연히 수술해야 한다. 암인 줄 알고도 처치 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의사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핵심 은 그게 아니다. 조직검사 전에 충분히 경과를 지켜보자는 것이 다. 비과학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혹이 발견됐을 때는 ‘모르 는 게 약’이다. 느긋하게 기다리다 혹의 크기가 1cm를 넘어서 면 조직검사를 해도 늦지 않는다.”



―그러다가 자칫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지 않나.



“갑상샘암은 전이 속도가 느리고 파괴력이 약하다. 따라서 갑 상샘암에 대해 초기니 중기니 하는 병기(病期)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갑상샘암은 완치율이 90% 이상이며 폐나 뼈 등 전신으로 암이 전이된 ‘말기 중 말기’인 환자라도 50% 를 넘는다. 쉽게 말하면 갑상샘암은 언제든지 수술만 하면 생명 에 큰 지장이 없다.”



―갑상샘암의 치료법은….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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