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리듬 알면 당뇨치료 길 보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895회 작성일 05-08-10 16:20본문
■ 美 피츠제럴드·루딕 박사팀 연구논문 리듬조절 단백질이 혈당·지방 통제 무엇만큼 언제 먹느냐가 수치에 영향
아침형 인간 열풍에 휩쓸려 평소 생활습관을 무시한 채 한 동 안 새벽같이 일어나 보셨겠지요? 아마 종일 피곤하기만 하고 능 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걸 경험하셨을 겁니다. 밤이 되면 졸리 고 아침에 되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도록 하는 ‘생체 리 듬’, 혹은 ‘생체 시계’ 시스템은 포유류만 지닌 독특한 기능 으로 시간에 따른 신체의 활동량을 조절하는데 이것을 어기면 하루가 엉망이 되곤 하지요.
지난 2일 발간된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의학 전 문지 ‘PLoS 바이올로지’ 에는 생체 리듬을 조절한다고 알려 진 단백질 Bmal1과 Clock이 혈당과 지방까지 조절한다는 내용 의 논문이 실렸습니다.
펜실베니아 약대 가렛 피츠제럴드 박사와 다니엘 루딕 박사 연 구팀이 발표한 이 논문은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이 두 단백질 을 제거한 쥐가 혈당 조절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발견했 다고 설명합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무엇을 먹는가’ 하는 것 만큼 ‘언제 먹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몸의 10%, 생체 시계 따라 움직여
포유류의 생체 리듬을 조절한다고 알려진 부위는 뇌에 위치한 시상하부 교차상핵(SCNㆍsuprachiasmatic nucleus)입니다. SCN 은 Bmal1과 Clock이라는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작동하지요. 이 단백질들은 유전자 스위치에 붙었다가 너무 많이 붙었다 싶으 면 다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은 정확히 24시 간이 걸립니다.
과학자들은 Bmal1과 Clock이 SCN의 뉴런(신경전달물질)을 움직 인다고 믿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SCN은 호르몬을 조절해서 심장과 혈관 등 몸의 다른 부위에 명령을 내리는데 SCN의 영향을 받는 몸의 부위는 약 10%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 다.
생체리듬은 잠자는 문제 외에도 효율적인 학습시기, 안전한 운 전 시간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면서도 아직까지 연 구된 내용이 적은 편이라서 ‘미지의 영역’이라고 불립니다. 생체리듬에 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면 시차 적응, 수면장 애, 우울증 등 시간과 관련한 우리 삶의 ‘골칫거리’들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최근에는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 고 있는 추세에요.
혈당 조절, 당뇨 치료에 활용 가능성
피츠제럴드 박사 연구팀은 생체리듬을 당뇨, 대사 증후군, 비 만 같은 질병과 연관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병들의 공통점 은 혈당 조절 능력이 망가져서 생긴다는 것이지요. 이들은 혈 당 농도가 하루를 단위로 주기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연구 모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실험을 해보니 보통 쥐들은 이 른 아침에 혈당의 농도가 가장 높았지만 Bmal1과 Clock을 제거 한 돌연변이 쥐들은 종일 혈당의 농도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 다.
아울러 보통 쥐들은 인위적으로 인슐린을 주사해 혈당 농도를 낮췄을 때 자체 조절 시스템을 자동으로 작동시켜 재빨리 정상 으로 돌아왔지만 돌연변이들은 낮아진 혈당을 다시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돌연변이 쥐들이 꼭 나쁜 특성만 보인 것은 아니었습니 다. 놀랍게도 이들에게는 지방질이 많은 음식이 원인이라고 알 려진 ‘제2형 당뇨’ 증상은 오히려 전혀 보이지 않았답니다. 우리 몸은 밥을 먹으면 당을 많이 흡수해서 저장해 두었다가 부 족하면 꺼내 쓰는데 시간 조절 단백질을 없앤 쥐들은 먹이를 섭 취한 후에도 당을 저장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지요. 즉, 지방 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전혀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연구팀은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당의 흡수에까지 영향 을 미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지요.
피츠제럴드 박사는 논문에서 “사냥한 고기에서 패스트푸드까 지, 식생활에 급격한 변화를 겪은 인류는 당뇨 같은 혈당 관련 병을 얻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이번 논문은 이 같은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데 음식 내용만큼 먹는 시간이 중요하 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물론 어떤 시간 에 무엇을 먹는 것이 몸에 좋은가 하는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 는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하겠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학습기억현상연구단 신희섭 박사는 “지금까지 생체 시계에 관한 연구는 ‘시계가 과연 거기 있는 가’를 파악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면서 “생체 시계의 실 체가 어느 정도 밝혀진 지금, 최근 연구는 그 시계가 무엇에 쓰 일 수 있는가에 집중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신 박사는 또 “이 연구의 중요성은 생체 리듬이 榻?조절과도 연관된다 고 밝혀 당뇨 같이 혈당과 관련한 질병을 고치는데 생체 리듬 조절 단백질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덧붙였 습니다.
생체리듬과 음식의 관계가 이렇게 밀접한지 모르셨죠? 아침형 인간이 되려면 알람 시계를 여러 개 사는 것보다 식습관을 먼 저 바꿔 생체 시계를 조금 당겨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아침형 인간 열풍에 휩쓸려 평소 생활습관을 무시한 채 한 동 안 새벽같이 일어나 보셨겠지요? 아마 종일 피곤하기만 하고 능 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걸 경험하셨을 겁니다. 밤이 되면 졸리 고 아침에 되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도록 하는 ‘생체 리 듬’, 혹은 ‘생체 시계’ 시스템은 포유류만 지닌 독특한 기능 으로 시간에 따른 신체의 활동량을 조절하는데 이것을 어기면 하루가 엉망이 되곤 하지요.
지난 2일 발간된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의학 전 문지 ‘PLoS 바이올로지’ 에는 생체 리듬을 조절한다고 알려 진 단백질 Bmal1과 Clock이 혈당과 지방까지 조절한다는 내용 의 논문이 실렸습니다.
펜실베니아 약대 가렛 피츠제럴드 박사와 다니엘 루딕 박사 연 구팀이 발표한 이 논문은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이 두 단백질 을 제거한 쥐가 혈당 조절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발견했 다고 설명합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무엇을 먹는가’ 하는 것 만큼 ‘언제 먹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몸의 10%, 생체 시계 따라 움직여
포유류의 생체 리듬을 조절한다고 알려진 부위는 뇌에 위치한 시상하부 교차상핵(SCNㆍsuprachiasmatic nucleus)입니다. SCN 은 Bmal1과 Clock이라는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작동하지요. 이 단백질들은 유전자 스위치에 붙었다가 너무 많이 붙었다 싶으 면 다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은 정확히 24시 간이 걸립니다.
과학자들은 Bmal1과 Clock이 SCN의 뉴런(신경전달물질)을 움직 인다고 믿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SCN은 호르몬을 조절해서 심장과 혈관 등 몸의 다른 부위에 명령을 내리는데 SCN의 영향을 받는 몸의 부위는 약 10%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 다.
생체리듬은 잠자는 문제 외에도 효율적인 학습시기, 안전한 운 전 시간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면서도 아직까지 연 구된 내용이 적은 편이라서 ‘미지의 영역’이라고 불립니다. 생체리듬에 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면 시차 적응, 수면장 애, 우울증 등 시간과 관련한 우리 삶의 ‘골칫거리’들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최근에는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 고 있는 추세에요.
혈당 조절, 당뇨 치료에 활용 가능성
피츠제럴드 박사 연구팀은 생체리듬을 당뇨, 대사 증후군, 비 만 같은 질병과 연관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병들의 공통점 은 혈당 조절 능력이 망가져서 생긴다는 것이지요. 이들은 혈 당 농도가 하루를 단위로 주기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연구 모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실험을 해보니 보통 쥐들은 이 른 아침에 혈당의 농도가 가장 높았지만 Bmal1과 Clock을 제거 한 돌연변이 쥐들은 종일 혈당의 농도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 다.
아울러 보통 쥐들은 인위적으로 인슐린을 주사해 혈당 농도를 낮췄을 때 자체 조절 시스템을 자동으로 작동시켜 재빨리 정상 으로 돌아왔지만 돌연변이들은 낮아진 혈당을 다시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돌연변이 쥐들이 꼭 나쁜 특성만 보인 것은 아니었습니 다. 놀랍게도 이들에게는 지방질이 많은 음식이 원인이라고 알 려진 ‘제2형 당뇨’ 증상은 오히려 전혀 보이지 않았답니다. 우리 몸은 밥을 먹으면 당을 많이 흡수해서 저장해 두었다가 부 족하면 꺼내 쓰는데 시간 조절 단백질을 없앤 쥐들은 먹이를 섭 취한 후에도 당을 저장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지요. 즉, 지방 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전혀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연구팀은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당의 흡수에까지 영향 을 미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지요.
피츠제럴드 박사는 논문에서 “사냥한 고기에서 패스트푸드까 지, 식생활에 급격한 변화를 겪은 인류는 당뇨 같은 혈당 관련 병을 얻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이번 논문은 이 같은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데 음식 내용만큼 먹는 시간이 중요하 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물론 어떤 시간 에 무엇을 먹는 것이 몸에 좋은가 하는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 는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하겠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학습기억현상연구단 신희섭 박사는 “지금까지 생체 시계에 관한 연구는 ‘시계가 과연 거기 있는 가’를 파악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면서 “생체 시계의 실 체가 어느 정도 밝혀진 지금, 최근 연구는 그 시계가 무엇에 쓰 일 수 있는가에 집중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신 박사는 또 “이 연구의 중요성은 생체 리듬이 榻?조절과도 연관된다 고 밝혀 당뇨 같이 혈당과 관련한 질병을 고치는데 생체 리듬 조절 단백질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덧붙였 습니다.
생체리듬과 음식의 관계가 이렇게 밀접한지 모르셨죠? 아침형 인간이 되려면 알람 시계를 여러 개 사는 것보다 식습관을 먼 저 바꿔 생체 시계를 조금 당겨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