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늦은 우리 아이 혹시 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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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713회 작성일 05-08-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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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1,000명 중 1~3명이 청각장애

뇌막염이 주원인…유전적 요인도 많아



난청 유전이 의심되거나 신생아때 감염 병력이 있다면 출생직 후 반드시 청각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아기는 엄마, 아빠 등 몇 단어 밖에는 구사하지 못해 요. 어떤 사물을 보면서 뭐라고 가르쳐주어도 잘 따라 하지 않 고, 따라 해도 정확하지 않아요. 도무지 말을 안 해요. 혼자 웅 얼거리며 놀기는 하는데…’



우리나라 신생아 1,000명 중 1~3명은 청각장애로 태어나지만 많 은 부모들은 두 돌이 지나도록 아기가 말을 못해도 그냥 좀 늦 는 모양이다 정도로 여기고 그냥 지나친다. 신생아 청각장애가 눈에 띄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출생 후 2년간은 언어의 습득 과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 시기에 난청을 발견 해 조기 치료 및 재활교육을 시작하면 정상생활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나중에 청각 재활이 어렵게 된다” 고 말했다. 그래서 미국이나 영국에선 모든 신생아에 대한 청각검사가 의무 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유난히 아이가 말이 늦다면, 엄마는 아기가 소리에 대 해 잘 반응하는지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불러도 돌아보 지 않거나 문소리 등에 놀라지 않는다면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박 원장은 “특히 태어나면서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 았거나, 뇌막염을 앓았을 경우 난청이 올 위험도가 정상 출생아 보다 월등히 높으며, 가족 중에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청각 장애가 있을 때에도 유전성 난청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게 좋 다”고 말했다.



특히 뇌막염은 청각장애의 주요 원인이다. 뇌막염의 감염균(인 플루엔자균, 폐렴구균)이 머리속을 돌아다니다 귀 신경(달팽이 관)의 뼈조직을 딱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인큐베이터(신생 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일부 신생아는 항생제(아미노글리코사 이드) 투여를 받게 되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난청이 올 수 도 있다. 이외에도 저산소증, 황달, 홍역이나 풍진등 모체 감염 으로 인한 선천성 감염도 난청의 원인이 된다.



선천적 혹은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청각장애도 상당히 많다. 박 원장은 “엄마 아빠 중 한쪽만이라도 난청이 있는 경우, 부모 는 정상이라도 할아버지 할머니 등 4촌 이내 가족 중에 청각장 애자가 있다면 자식에게 난청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어려서 는 청각에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청각이 점차 떨어지는 유전성 난청도 있다” 고 말했다.



난청 진단은 뇌간전위유발청각검사를 통해 신생아에게도 정확하 게 이루어질 수 있다. 아이를 잠들게 한 뒤 귀에 소리자극을 주 고, 이에 대해 아기가 청신경과 뇌에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검사 법이다.



난청치료는 크게 보청기와 인공와우 수술로 나뉜다. 청각신경 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아기에게는 소리를 증폭시켜 청력을 보 완해주는 보청기가 추천되는데, 전문의의 상담에 따라 한쪽, 혹 은 양쪽 귀에 착용할 수 있다.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하는 고도 난청인 경우엔 인공와우(人工蝸牛) 이식수술을 받게 된다. 인공와우란 외부로부터 전달되는 음 향신호를 청신경에 전기적 자극으로 바꾸어 전달하는 전기적 장 치로 귓속 유양돌기뼈에 이식, 달팽이관 기능을 대신하게 된 다. 박 원장은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생후 18~30개월 된 아 기에게도 이식수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수술은 빨리 할수록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와 우 이식수술은 1988년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이후 현재까지 3,000건 정도가 이루어졌으며 이 중 어린이가 2,500~3,000명 정 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성공하려면 언어재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리는 들려도 그 의미를 모르 기 때문에 소리와 의미를 연결시켜주는 매핑(mapping)이 이루어 지지 않으면 인공와우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박 원장 은 “재활치료는 2~6년이나 걸리는 장기적인 언어재활과정이므 로, 평생관리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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